누워서 TV를 보시다가 갑자기 보리굴비를 찾으셨다. 드시고 싶으시다고 사러가자 하시는데 다들 시큰둥했다. 철없고 무뚝뚝했던 난 이제라도 아빠와 친해지고싶어 같이 가자 했다. 왠지 오늘 이렇게 아니면 이런 기회가 없을것만 같았다. 버스타고 아빠랑 나란히 앉아서 난생 처음같은 단둘이 외출을 했다.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 몸도 불편한데 택시타고 편하게 갈 생각을 왜 못했을까. 아빠랑 찍어본 사진이 국민학교때 이후로 없던거 같아. 어색하지만 몇장 찍어보았다. 아빠가 가자하는데로 졸졸 쫓아다니면서 찍어본 사진들. 왜 더 많이 찍지 못했나 아쉬움이 크다. 웃고 있는 사진 한장이라도 남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..

어릴적의 우리 아빠는 참 다정했었던것 같은데. 돌아가시기 몇해전부터의 우리 아빠는 참 무뚝뚝했다. 사근사근한 딸이 되었어야 했는데 내가 아빠를 더 무뚝뚝하게 만든것도 같아... 참 미안해..

비오는날. 아빠보러 병실 갔다가 싫다는 엄마 붙잡고 웃어보라해서 겨우 찍은 엄마 사진.